한 작은 이탈리아 마을에 태양폭풍이 덮치자, 전력상태가 불안해지고 사람들 모두 평상시와 다른 행동을 한다. 이와 함께 ‘프로일렌’이라 불리는 노처녀 레지나 역시 폭발 직전으로 치닫는다. 운영하던 호텔을 폐쇄했는데도 어쩔 수 없이 유치하기 짝이 없는 60대 노인의 체크인을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하루라던 숙박이 이틀, 사흘로 연장되면서 폭풍과 같은 그들의 동거가 시작된다.
한겨울에 벌어지는 이 영화는 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여러 장치들로 인해 옛날이야기 내지는 따뜻한 동화의 분위기 속으로 관객을 이끈다. 그리고 그 장치들이 시각적 스펙터클이나 특수효과가 아니라 극히 단순하기에 이 영화만의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생겨난다. 그중에서도 영화 초반 인물이 등장하기 전부터 들려오기 시작한 후 이야기를 끌고 가는 전지적 내레이션은 평범한 이야기를 동화로 받아들이게끔 만드는 결정적 전제로 작용한다. 극히 절제되어 연출되는 ‘태양폭풍’ 또한 불가능할 상황들을 납득시키는 효과적 장치이며, 반복되는 주제음악은 심각한 주제를 현실에서 분리시키는 오묘한 기능이 있다. 절제된 수단으로 동화 같은 현실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신인감독의 연출력에 주목할 것.
평점6.82바로 보기
바로보기 이용시 연결된 콘텐츠가 올바르지 않다면 신고해주세요! 신고하시면 운영팀에서 확인 후 300P를 선물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