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의 불빛이 멀리 바라보이는 도심지 변두리에는 신축한 고층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지였던 지역이 개발된 곳이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건물들 뒤로 공사가 중단된 건물은 뼈대만 앙상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천막이 펄럭이고 자재들이 나뒹구는 어둠속에는 공사현장 사무실에서 희미한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공사현장 주변에는 의례히 포장마차가 있기 마련이다. 늦은 밤, 포장마차 안에는 작업복 차림의 인부 두 명이 남아 있었다. 탁자위에는 여러 개의 빈병들이 놓여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