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것은 다 내 탓이다. 애초부터의 시작도. 지금의 이런 결말도. 이제 와서 누굴 원망하고 또 누군가를 탓할 수 있을 것인가. 더 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은 나에게 그나마 남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철저한 무(無).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만이 나에게 남는다. 마냥 영원히 계속될 줄 알았던 외길을 쉬지 않고 달려와서 도달해보았으나 아무것도 찾을 수 없고 어떠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끝없는 당혹스러움. 침대위에 펼쳐져 있는